느린 학습자의 한글 공부
경계선 지능의 한글 학습 (혹은 ADHA)은 어떻게 해야할까?
한글 학습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총체적 언어학습법(Whole Languaga Approach)과 자음과 모음의 발음 조합으로 익히는 발음중심교육법(phonics instruction). 보통은 자음과 모음의 조합으로 발음을 익히는 아이들이 많지만,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할 때 꼭 한 가지만 고집하여 가르치기는 어렵다.
온이의 경우는 총체적 언어학습법, 즉 통문자로 학습을 진행했다. 6세부터 ‘신나는 한글나라’를 구독해서 남자 선생님이 오셔서 한글을 가르쳐 주셨는데, ‘신나는 한글나라’를 선택한 이유는 통글자로 익혀주고, 세이펜과 같은 펜으로 한글의 흥미를 끌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었다. 수학도 교구가 많아서 흥미를 끌기에 좋은 학습이었다고 생각한다. 온이는 자음과 모음을 5세부터 쓰게 했지만 너무 가르치기 힘들어서 포기하고 선생님께 바톤을 넘긴 경우였다.
총체적 언어학습법은 통 글자를 중심으로 친숙하고 다양한 글자에 대한 노출을 통해 문자 학습을 진행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더 많은 수의 글자에 노출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발음중신학습법은 글자의 모양과 소리를 연결하는 체계적인 원리를 학습함으로 학생 스스로 소리를 만들어서 이해하고 기억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방법은 이해력이 좋은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학습법이라고 할 수 있다.
총체적 언어학습법은 온이처럼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에게 적용했을 때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점차적으로 자음과 모음의 조함을 이용한 발음중심학습법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글자의 조합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익숙한 글씨를 이용한 통문자로 기억하게 한다면 인지의 부족에도 친숙한 부분이 늘어날 것이고 아는 글자가 늘어날 때 서서히 자음과 모음을 알려주면 아는 글자가 확장될 것이다.
어차피 글을 읽을 단계가 되어도 글을 이해하는 것은 또 다른 벽이므로 초저까지 글을 잘 읽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선이다.
총체적 언어학습법의 원리는
첫째, 가장 친숙한 낱말부터 가르치기
둘째, 그 낱말이 사용되는 맥락을 함께 가르치기
'느린 학습자의 공부'라는 책에서 한글이나 숫자 공부를 경계선 지능 아이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서 알려줘야 하는지에 대한 글들이 있는데, 내가 온이를 가르칠 때 많이 도움이 되었다.
마치 우리 어렸을 때 영어교과서를 처음 접했을 때 단어와 실생활 예제를 같이 외웠던 것을 떠올려 보면 좋겠다. ‘개구리’라는 단어를 배웠다면 실생활에서 ‘어제 엄마와 등산을 하러 갔다가 개구리를 만났어’와 같은 문장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온이는 다행히 학교들어가기 전에 한글을 뗐지만, 학교 들어가서 보니 한글을 모르는 친구들이 간혹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에는 선생님이 칠판에 알림장을 써주면 따라쓰는 정도는 가능해야 한다. 물론 하이클래스로 선생님이 초저까지는 거의 알림장을 따로 부모님에게 보내드리기는 한다. 하지만 수학 교과서만 보더라도 ‘문장형 문제’라는 것을 읽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있고, 선생님이 ‘국어 교과서 17페이지를 보자’라고 했을 때 페이지를 찾아가야 할 수도 있어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은 딱 이 정도만 가능해도 안심이 된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 꼭 준비되어야 할 일들은 앞서 내 블로그에 "유치원 ,예비 초1 특수교육 대상자 알아보기'에 적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