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ADHD

우리 아이 ADHD 언제 알았나

BO-TONG 2021. 5. 9.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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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이는 어렸을 때부터 불안도가 높았다. 학원강사를 하다가 온이를 낳고나서는 과외로 전향해서 시간될 때 시가나 친가에 아이를 맡겨놓고 과외를 다녀왔다. 중고등생을 가르치다보니 보통 저녁 5시부터 9시 늦으면 10시에 끝날 때도 있었는데 친정 엄마가 온이가 엄마가 없으면 종일 칭얼댄다며 힘들어 하셨다. 특히 밤에는 밥도 먹지 않고 우는 경우가 많았다. ADHD 아이들 중 특정시간대를 두려워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온이가 그랬다. 온이가 어느정도 커서 유치원을 다닐 때도 밤늦게 에버랜드에서 놀 수가 없을 정도였다. 저녁에 시작하는 퍼레이드를 볼 참이면 징징거리기 시작했고 화려한 볼거리를 넋놓고 보다가 끝나면 빨리 집에 가자며 떼를 썼다. 다른 놀이동산도 마찬가지였다. 

 걷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손을 잡기 힘들 정도로 앞만 보며 달렸다. 유모차에 가둔다라는 표현이 그다지 좋은 표현은 아니지만, 아이를 데리고 빨리 다른 장소로 이동해야 할 참이면 유모차에 가둬야만 했다. 물론 유모차에 타는 것을 좋아하진 않았다. 감정기복도 심해서 문화센터에 다닐 때 가방을 집어던진다거나 다른 아이들이 줄지어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기차놀이를 할 때도 구석에서 씩씩거리고 있곤 했다. 대체 왜 그러는지 나는 알 수 없었고 세 돌 전까지는 훈육을 하면 안된다고 해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가에 ADHD 아이가 있었고 온이가 세 돌 즈음 제대로 언어가 터지지 않으면서 (당시, 엄마,아빠,물 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ADHD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박물관이나 수족관을 제대로 구경한 적이 없었다. 앞만 보고 달리기 바쁘니 엄마 아빠는 온이를 따라다니느라 덩달아 바빳던 것이다. 유치원을 다닐 때도 자리 이동을 금방 금방 해서 부산스러운 모습이 딱 보였다.

 학원에 있으면서 가끔 ADHD나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을 봐온 적이 있다. 특별할 것은 없지만 성적을 향상시켜야 하는 일괄,주입식 교육을 해야하는 입장에서는 힘든 부분은 있다. 그 아이들을 따로 불러 시간을 내서 공부시켜야 했고 그대로 선생님 말씀에 순종하는 아이들은 아닌 경우가 많아서였다. 중고등생의 경우는 아이들이 부정적인 피드백을 너무 많이 받고 자라 왔기때문에 정서적인 문제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당시 나는 공부보다는 심리치료를 권해드렸던 기억이 있다. 내 아이가 이런 문제?를 가지고 태어날 줄 모르고 말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적어도 중학교때 까지는 학업을 포기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온이가 언어치료를 시작하면서 부터 공립 유치원을 들어갔고 유치원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언어가 부족하니 성급하고 충동적인 행동이 먼저 나와서 또래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일들이 생겼다. 부랴부랴 언어 외에도 놀이치료도 추가하게 되었고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매달 한 번씩 에버랜드에 가서 신나게 놀게 해주었다. 게다가 품앗이를 만들어서 엄마들과 온이 또래 친구들을 만들어서 교류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언어나 충동성은 제자리 걸음이어서 언어치료 선생님께 물어보니 다른 아이들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온이는 그 속도가 더뎌서 그렇다고 하셨다. 7세가 되자마다 웩슬러 검사를 하고 선생님으로부터 온이가 ADHD와 경계선 지능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처리속도와 작업기억이 경계선이었다) 7세부터 약을 먹을 수 있어서 나는 바로 약을 먹이기 시작했다. 엄마들마다 약을 먹이는 것은 다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으므로 나는 각자의 의견을 존중한다. 온이의 경우는 쉽게 흥분해서 음식을 자주 토하는 일로 또래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고 초등학교 3학년인 지금까지 약을 먹기 시작했다. 

 다행스러운 일은 학교에서 학기초 상담때마다 담임선생님의 피드백은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학업에 집중을 잘 하며 수업을 잘 따라오고 있다는 말씀을 항상 해주셨다. 하지만 사회성은 그렇지 못했다. 갑자기 체육시간에 정해준 짝을 자기 맘대로 바꾼다던가 지정해 준 자리에 안가고 다른 곳에 가 있는다던가 하는 행동들은 다른 친구들을 당황하게 했다. 요즘은 공부는 둘째치고라도 사회성과 심리적인 문제는 아이가 청소년기가 되어도 끝없이 고민해봐야 할 숙제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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