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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공 육아/경계선 지능

[추천도서] 경계선 아이들을 위한 책, 팬티 바르게 개는 법

by BO-TONG 2021.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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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지능 청소년을 위한 자립 프로젝트

 

내 아이가 느리다면 제일 먼저 엄마가 자신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혹시 내가 아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너무 많은 것을 해줘서 말을 안 하는 건가, 말을 할 필요를 못 느끼는 건가. 물론 그것도 맞다. 나도 온이가 언어치료를 시작할 때 언어 치료 선생님께서 내가 너무 많은 말을 한다고 하셨다. 나는 사실 그게 더 온이에게 도움이 되는 줄 알았다. 원래 나는 말을 많이 하는 성격이 아닌데 온이가 돌 때부터 온갖 영어 노래와 율동을 섭렵하며 아이 앞에서 선보였고, 그림책을 아이에게 갖다 들이밀며 손으로 밑줄까지 쳐가며 읽어주었다. 하지만 아이마다 갖고 태어나는 그릇이 다름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지금 나는 학교 공부와 자립심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경계선 지능과 부모라는 책에서 팬티 바르게 개는 법이라는 책을 처음 접하고 참 재밌는 책일 것 같아서 도서관에서 얼른 빌렸다. 아쉽게도 책이 뻣뻣했다. 누군가의 손이 타지 않는 듯 했다.

이 책의 저자인 미나미노 다다하루 선생님은 영어 과목 선생님이었지만 청소년들의 자립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기술 가정 과목으로 전향해서 지금은 기술 가정 선생님으로 지내고 계신다. 참으로 유쾌하고 지혜로운 선생님이신 것 같다. 우리나라의 선생님들도, 자립심을 키우고 싶은 부모들도 꼭 읽어 봤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부모님은 아무것도 안 해줘”라고 남 탓만 하다가 결과적으로 자신이 가장 힘을 발휘하고 싶을 때 힘을 못 낸다면, 게다가 하루하루의 생활이 즐겁지 않다면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며 또 얼마나 즐겁지 못한 인생이 될까요?

-p.14

 

"자기 스스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도 가족 중 누군가가 해주는 것은 없습니까? 자기가 해야 할 인인데 남에게 의지하고 있는 것은 없습니까? 식사준비, 세탁, 청소, 장보기 등 생활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떠올려보세요. 이 모든 것을 마땅히 ‘엄마의 일’로만 여기고 있지는 않습니까? 저는 자기 생활을 스스로 정돈하는 힘, 그것을 ‘생활력’이라고 부릅니다. 이 생활력이 있으면 매일 기분 좋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웬만큼 사소한 일에는 쉽게 굴복하거나 꺽이는 일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기 생활을 꾸려온 자신감이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낳기 때문입니다.“

-p15

 

저자가 팬티 바르게 개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이유가 있다. 자립심이라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과정에 있는데 그것은 서로 간의 차이를 이해한다는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 남자가 아내의 팬티를 개다가 아내의 핀잔을 듣게 되는데 아내가 개는 것처럼 예쁜 모양이 되지 않는다는 고민에서부터 출발한다. 저자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즉 서로 간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바로 생활력이라는 것이다. 나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할 것인가. 아니면 될 대로 되라는 식인가. 이런 사소한 갈림길에서의 판단도 어려서부터 고민하고 결정하는 습관은 점점 지혜로운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힘을 길러 줄 것이라는 것이다.

 

1장 자립수업. 현재를 살아가는 힘

스스로 죽 끓이는 법은 알아야 한다

저자가 처음부터 가장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생활적 자립, 정신적 자립, 경제적 자립, 성적 자립이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팬티 바르게 개는 법이라는 유쾌한 책을 만든 근본적인 이유였다. 선생님 입장에서 - 부모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 아침 식사를 거르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나보다. 나도 학창시절 아침을 항상 챙겨주시는 엄마 때문에 매번 실랑이를 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음식이라는 것이 그저 입 안으로 쑤셔 넣어 몸 안의 생체 에너지를 돌게끔 만드는, 마치 자동차를 움직이기 위해 휘발유를 넣는 것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족들이 식탁 위에 둘러앉아 먹는 건강한 음식은 삶의 질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 수 있고 더구나 스스로 준비하는 음식은 자신을 계획적으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학생들에게 스스로 도시락을 싸보라 하고 가족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 보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혹은 가족을 위해서 죽 끓이는 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자립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다

“보건체육 - 신체의 감성을 가꾸는 과목

예술 - 마음의 감성을 가꾸는 과목

기술가정 - 생활의 감성을 가꾸는 과목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세 과목이야 말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주요 세 과목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과연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자립수업2 가족 속에서 살아가기

주요 내용은 자립수업1에 거의 나와 있지만 혹시라도 모를 현대의 다양한 가족에 대해서 말해두고자 쓴 챕터인 것 같다. 반려동물이나 집에서 잠시 지내고 있는 친척, 동거인 등 가족의 여러 가지 형태에 대해 말하면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교실에서 토론했던 에피소드가 나와 있는데 나도 잠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가족의 뿌리인 결혼생활이나 아직 어린 나이이지만 이상적인 결혼상대에 대해 고민해보는 에피소드도 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집중하고 있는 인간관계에 대해 돌아보는 의미깊고 유쾌한 시간들도 생겨났다.

“브랜드 지향이나 관계 지향은 인간관계 구축방법의 근본과도 관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상대방의 경향을 생각해 본 경험조차 없습니다. 그로 인해 아무리 해도 소용없는 사람에게 자신의 조건을 강요하거나, 자신의 가치관을 굽혀 가면서까지 상대방 요구조건에 맞추려는 등의 부조화가 일어납니다. 보다 바람직한 인간관계는 자신을 알고 상대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자립수업3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참된 노동의 의미에 대해서 얘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참 공감이 갔다. 우리는 돈을 버는 목적이 자신의 삶과 가족을 위해서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보다는 우리의 노동으로 말미암아 사회는 굴러가게 되고 그렇게 각자의 삶이 풍요로워지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사실 경제가 어려워 취업이 힘든 청년들에게 사회의 문제라고 하기 보다는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이 쉽게 느껴지기도 하고 사회적 책임을 교묘하게 숨기려는 숨겨진 의도가 아닐까 하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이런 이야기를 청소년들에게 들려줌으로써 노동의 참된 가치, 내가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를 토론하고 짚고 넘어가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돈을 벌었다면 또 어떻게 소비해야 하는지도 잘 알려줘야 한다. 대학을 입학했을 때 어리숙하게도 영어전집을 강매당한 경험, 다이어트 약을 강매당한 경험. 이런 경험을 저자도 겪었던 모양이다. 나도 그러했던 적이 있다. 아이들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딜 때 누군가는 그들의 첫 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잘 소비하는 것도 생활력을 길러내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이런 생활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노후준비를 하는 지혜로움도 생겨날 수 있다.

자립수업4 풍요로운 삶의 기술

 

연애, 취미, 성생활. 어찌보면 성인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것 같은데 저자는 아이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도 나누고자 한다. 건전한 연애 생활을 위해서 선생님은 잊지 않고 아이들에게 범죄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DV는 무엇이고, 동등한 남녀의 위치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자립적인 가족 구성원들이 되어 서로의 삶을 응원하자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어찌보면 자립의 요소들은 간단하면서도 복잡했다. 아이들에게 필요하고 꼭 얘기해 주어야 하는 말들임에도 이렇게까지? 혹은 나는 이렇게까지 들어본 적이 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가정이라는 과목은 적어도 우리 세대에서는 바느질이나 김치 담그는 것 정도를 배우는 것이었는데 지금 배우는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대로라면 꼭 필요한 포괄적인 교육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을 선생님들이나 부모님들이 꼭 봐야하지 않을까. 적어도 자립과 사회성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더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고로 팬티 바르게 개는 법은 어떤 게 있을까? 정말 키워드에 낚여서 올 청소년들이 있을 지 모르니 책의 일부를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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